“확진 부부가 껴안은 보건소 직원, 심리적으로 편치 않아”

입력 2020-08-21 10:57
기사와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 부부에게 강제 포옹을 당한 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심리적으로 편치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오 경기 포천시 보건소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확진자 부부로부터 봉변을 당한 피해 직원들 상태에 대해 “음성 판정은 나왔다.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심리적으로 편치 않다”고 전했다.

정 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교인 부부가) 우리 직원에게 다가와 마스크를 벗으며 껴안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제 접촉자니까 같이 검사를 하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교인 부부가 당시 그와 같은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정 소장은 “이유는 말 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소장은 이 부부가 확진 통보를 받은 뒤에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겠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기도와 포천시가 이들 부부를 형사고발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정 소장은 “우리 직원 보호와 재발 방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도와 시 차원에서 고발을 검토 중이고 협의해 두 기관 중 한 군데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소장은 “안내 문자를 통해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셨던 분들은 검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포천시에 따르면 일동면에 사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50대 A씨(포천 41번)와 B씨(포천 42번) 부부는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해 진단검사 대상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16일 포천시 보건소 측은 검사를 요구했지만 부부는 거부했고 결국 17일 보건소 직원이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갔다.

보건소 직원이 현장에서 부부의 검체를 채취하려 하자 부부는 “증상이 없는데 왜 검사를 받아야 하나. 내 차를 너희들이 타고 가서 너희들이나 검사받으라”며 보건소 직원들을 강제로 껴안고 팔을 만졌다.

이어 “너네도 걸려봐라. 우리만 확진되는 게 억울하다. 내가 너희를 만졌으니까 검사받아야 한다”며 바닥에 침을 뱉고 난동을 부렸다.

이후 보고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방역방해는 도민의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면서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 시·군에도 엄정조치 지침을 전달하라”고 말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