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정권 주요 인사들을 잇달아 면담하며 자신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최근 받은 병원 재검사 결과를 밝히지 않아 그의 건강 상태에 따른 의구심은 안팎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0일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집권 자민당 정조회장과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을 차례로 만났다. 이날 기시다 정조회장이 “아무쪼록 몸조심하면 좋겠다. 다들 가능하면 천천히 휴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하자 아베 총리는 “고맙다. 몸 상태는 괜찮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화는 평소와 비슷했다”면서도 “(아베 총리의) 피로가 쌓였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지야마 경제산업상도 “(아베 총리는) 건강해 보였고 이야기도 잘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일본의 한 주간지가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게이오(慶應)대 병원에서 7시간가량 머물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병원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올 6월에 받은 건강 검진의 추가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검사였으며 결과는 어땠는지 전해지지 않았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아베 총리가 국민에게 직접 건강 상태를 설명해야 한다며 내달 열릴 중의원 예산위원회 집중 심의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집권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소문은 있지만 (아베 총리가) 공무에 복귀해 직무를 담담하게 수행하고 있다. 걱정 없다”며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을 재차 일축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