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것이” “양아치냐”…막말·고성 얼룩진 기재위

입력 2020-08-20 18:10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20일 2019년 회계연도 결산과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열렸다. 하지만 회의는 시작부터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부동산 3법(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두고 여야 간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김태흠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이 소위 구성을 않고 부동산 3법을 국회법 절차도 무시하고 통과시킨 다음에 소위를 구성했는데 위원장을 비롯해 사과나 유감 표시도 않는 걸 보면 염치가 없다”며 “뻔뻔하다 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기재위는 통합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임위 소위 구성없이 단독으로 부동산 3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대편의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더 뻔뻔하다”면서 “말을 함부로 한다”고 반발했다.

김태흠 의원은 다시 “뻔뻔하긴 뭘 뻔뻔해 누가 뻔뻔하냐”면서 “말 그따위로 할래. 어린 것이 말이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협 의원은 이에 질세라 “동네 양아치들이 하는 짓을 여기서 하려고 한다”고 응수했다. 김태흠 의원은 삿대질까지 하면서 “누가 동네 양아치냐. 당신이 더하다”고 맞받아쳤다.

윤후덕 기재위원장이 두 의원 사이에서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라”며 자제를 당부했으나 이들 사이의 고성과 막말은 4분 정도 더 이어졌다.

윤 위원장이 결국 통합당 측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양측의 설전은 끝이 났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1야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지난 상임위 회의를 진행한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면서 “향후 위원회 운영에서 여야 모두의 의견을 경청해 위원회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은 김경협 의원에게 “어린 것”이라고 비난했으나 실제 호적상에 김태흠 의원은 1963년 1월생으로 김경협 의원(1962년 12월생)보다 어리다. 이에 대해 김태흠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는 62년생 1월생이고 학번도 81학번”이라며 “동갑이고 아마 두 분도 다 서로 간 나이를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