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제거 수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잃었다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은 뒤 청원인 부부가 감사를 표하며 현재 심경을 전했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희 엄마입니다.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의료사고로 아들 김동희군을 잃은 어머니라고 밝힌 작성자는 “한분 한분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20만이라는 숫자를 보는 순간 저와 남편은 거리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정말 무어라 다 그 감정을 설명할 순 없지만 눈물이 많이 났다”고 했다. 한 달 내 20만 이상의 청원 동의를 얻으면 정부는 청원에 답변해야 한다.
그는 “처음 청원을 시작할 무렵, 사실 주위에서도 모두 쉽지 않을 거라고, 20만을 못할지도 모른다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줬다”며 “그래도 청원을 시작하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또 다른 동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시작한지 한 달. 정말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덕분에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제게 동희엄마라고 불러주셔서 너무 행복했다. 동희를 보내고 동희 엄마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러분의 응원과 도움 잊지 않고 더 열심히, 동희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동희 어머니는 “남편도 굳은 의지로 치료 더 열심히 받겠노라고, 저도 여러분 도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겠노라 다짐했다”며 “동희 엄마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우리 동희도 이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기를 바란다. 청원 결과에 멈추지 않고 법안이 개정되고 변화할 때까지 계속 힘쓰겠다. 지속적인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감사한다”고 마무리했다.
지난달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편도수술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보낸 아빠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의료사고 방지 및 강력한 대응 법안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동희군의 아버지인 김강률(38)씨는 청원글에서 “의사가 ‘너무 과하게 수술이 되었다’며 재입원을 권유했고, 재입원한 지 이틀째 되는 날 아들이 피를 분수처럼 토해내며 의식을 잃고 심정지가 왔다”며 “이후 부산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아이는 의식을 찾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수술 과정에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수술 직후 병원으로부터 출혈이 있었다는 보고를 구두로 받았으나 수술기록지엔 ‘수술 중 이상 무’로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추가 재마취를 한 내용도 빠져 있었다. 김씨는 “추가 재마취를 한 사실이 최초 발급한 수술기록지에는 누락되어 있었다”며 “의사 면담 후 수술기록지를 재차 발급했을 때는 수술 시 출혈 발생 및 재마취 사실이 수정되어 기록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문제를 제기한 후에야 수술기록지가 수정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사고 소송 중인 의료인의 의료업 종사 금지에 대한 신속한 의료법 개정, 24시간 내 의무기록지 작성 법제화, 의료사고 수사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병원도 사건이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해당 병원 의사는 병원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