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 부부가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이끌 인재 양성에 100억원을 기부해 화제다. 20일 포스텍에 따르면 성영철 교수와 부인 이옥희씨는 지난달 대학 측에 100억원 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번 기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팬데믹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융합연구와 인재 양성, 혁신 바이오벤처 육성을 위한 것이다.
대학 측은 성 교수 부부의 뜻을 받아 ‘생명을 구원한다’는 뜻의 Saving Life의 약어로 명명된 ‘SL기금’을 조성했다. 지난 19일에는 기금 조성 협약식을 개최했다.
SL기금은 포스텍의 생명과학과 헬스케어 분야 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우수 인재 유치는 물론 새로운 바이오 분야 벤처 기업 육성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성 교수 부부는 이전에도 학계와 연구기관 등에 700억여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포스텍이 벤처 지원을 위한 민간주도 1호 펀드인 ‘포스텍펀드’를 조성할 때도 100억원을 내놨다. 최근엔 모교인 연세대에 260억원에 이르는 ‘에스엘바이젠산학협력관’을 건립해 기부했다.
또 가톨릭의대 100억원, 국제백신연구소 100억원 등을 아낌없이 투척해 바이오 연구생태계 조성과 벤처 창업지원에 나선 바 있다.
성 교수는 신약개발 기업인 (주)제넥신과 에스엘바이젠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부인 이씨는 에스엘바이젠 대표를 맡고 있다.
제넥신은 1999년 성영철 교수의 연구실 기업으로 탄생한 벤처기업으로 탄생해 우리나라 바이오업계의 핵심 기업이 됐다. 포스텍에서 연구한 하이에프씨(hyFc) 플랫폼을 기반으로 15개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임상에 적용해 주목을 모은 바 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이 강력한 전염성과 위험성을 지닌 신종 바이러스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출현할 수 있으며 그때마다 지금처럼 전 세계가 록다운(Lockdown)될 수는 없다”며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바이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포스텍 같은 연구중심대학들이 탁월한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L기금이 미래의 수많은 위험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