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전국플랜트건설 노조 조합원 500여명이 전남 광양시청 청사에 난입해 점거농성을 벌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플랜트건설노조원들은 광양시청 청사 현관문에 설치된 ‘코로나19’ 발열 체크대를 밀어버린 뒤 현관문을 막고 있는 100여명의 경찰 병력에게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하며 4시간 동안 청사에 진입해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의 업무를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20일 광양경찰서와 광양시 등에 따르면 전날 집회에 참가한 플랜트건설 노조원 3500명 가운데 500여명은 오후 2시쯤 현관문을 막고 있는 경력을 몸으로 밀치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며 광양시청 청사 안으로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다행히 경력이 2층으로 진입하는 계단을 저지선으로 막아서면서 시장실 앞까지 밀고 들어가지는 못했다.
다만,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핑계를 대고 미리 들어온 여성노조원 90여명은 청사 3층 통로와 사무실 복도 앞에서 무력을 쓰며 진입하는 조합원들에게 손박수와 함께 “힘내라, 뚫어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이들의 무력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7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광양, 순천지역에서 연일 발생되고 있는데도 노조원 상당수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침을 튀기며 욕설과 고성을 질러대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보건당국의 지침을 무색케 했다.
이로 인해 전남지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전남도 차원의 집합제한 명령을 요청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시위를 벌인 뒤 2.5t트럭 두 대 분량의 쓰레기를 청사와 주변에 버리고 가면서 청소용역 업체까지 동원하는 불편함도 가중시켰다.
지난 3일부터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플랜트건설 노조는 이날 광양시장에게 임금 인상안을 지역의 전문걸설협의회 등에게 협상해 줄 것을 요구하며 청사를 무력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이어 20일 오전에도 이들 조합원 3500여명은 광양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폭력을 행사해 청사에 진입하고 경찰 병력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드러나는 조합원에 대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광양=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