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섞인 무언가에 중독”…反푸틴 야권지도자 의식불명

입력 2020-08-20 15:1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오른쪽 사진은 푸틴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AP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의식불명에 빠져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인 아르미슈는 트위터에 나발니가 이날 오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기내에서 건강문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아르미슈는 비상사태가 벌어진 비행기가 옴스크에 비상착륙했다고도 전했다.

아르미슈 대변인은 “나발니가 차(茶)에 섞인 무언가 때문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이날 아침부터 나발니가 마신 것은 차밖에 없다. 의사들이 말하길 뜨거운 액체에 섞인 독극물이 더 빨리 흡수된다고 한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러시아의 대표 야권운동가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길을 열어준 지난 6월 개헌 국민투표를 쿠데타라고 맹렬히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수년간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고 직접 참여한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투옥됐다. 지난 6월에는 SNS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공을 세운 퇴역 군인을 중상한 혐의로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나발니가 비슷한 사고로 입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7월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입원했다. 당시 주치의의 소견은 “알 수 없는 화학물질에 중독됐다”였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