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중계 도중 한 방송인이 소수자 혐오성 욕설을 한 게 실수로 전파를 타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폭스스포츠 오하이오 방송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더블헤더 경기를 중계하던 방송인 톰 브레나만(56)이 광고가 지나간 직후 경기장을 비추는 화면에서 중계실 누군가와 대화하다 “‘패그(fag)’ 세계의 수도(fag capital of the world)”라고 말한 게 전파를 탔다. fag는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어느 곳을 지칭한 것인지, 어떤 맥락에서 누구에게 해당 발언을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영상은 즉각 SNS로 퍼졌다.
브레나만은 중계 중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사과했다. 그는 “중계방송 중 매우 부끄러운 행동을 한 게 방송에 나갔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미안하다”라면서 “정말, 정말로 미안하다. 용서를 빈다”라고 말했다. 더블헤더 중 첫 경기를 중계하다 사고를 낸 브레나만은 이후 두 번째 경기를 중계하다 도중 출연을 중단했다. 신시내티 구단은 “구단은 끔찍하고 동성애혐오적인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신시내티와 캔자스 시티, 미국 모든 지역의 성수수자 공동체에 사과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브레나만은 폭스스포츠 오하이오와 라디오에서 일하며 MLB와 프로미식축구 NFL, 남자프로농구 NBA을 중계해왔다. MLB에서는 주로 지역 야구팀인 신시내티 레즈의 중계를 전담해왔다. 브레나만이 이후에도 중계 방송을 할지 관련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으나 구단 측이 그의 중계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브레나만은 중계를 중단하기 전 방송에서 사과하면서 “앞으로 중계용 헤드셋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시내티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을지도, 폭스에서 중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