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상암프리즘타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20일 폐쇄되면서 방송가도 코로나19 연쇄 감염 경로에 들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 언론사 셧다운은 전날 CBS에 이어 두 번째고, KBS의 경우 배우 두 명이 연달아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드라마 촬영장 두 곳이 문을 닫았다.
SBS는 20일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내 어린이집 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즉각 사옥 전체를 셧다운 했다”며 “21일까지 봉쇄된다”고 밝혔다. 현재 확진 교사와 같은 동선에 있던 관계자는 모두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태로 25일 생방송 예정이었던 SBS MTV ‘더쇼’는 결방한다. 이를 제외하면 SBS 메인 사옥은 양천구 목동에 있어 방송에 큰 지장은 없는 상황이지만 CBS에 이어 SBS에서까지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송가 연쇄 감염 가능성이 커졌다.
전날 CBS는 소속 기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사옥을 임시 폐쇄한 후 20일 정오부터 정규방송을 재개했다. CBS는 “밀접 접촉자들이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아 이날 정오 정규방송을 재개한다”고 전했다.
간판 시사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도 21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자가격리 중인 김현정 앵커 대신 패널로 함께했던 손수호 변호사가 임시 진행을 맡는다.
CBS의 셧다운은 ‘김현정의 뉴스쇼’에 17일 출연했던 소속 기자가 18일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진행됐다. 소속 기자가 방송했던 당시 스튜디오에는 김 앵커 등 방송사 관계자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 등 정치계 인사가 있었다. 이 후보와 밀접 접촉한 스태프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CBS는 하루 이상 정규 방송을 송출하지는 못했지만 확진 판정 직후 사옥을 전면 봉쇄하는 등 빠른 조치로 추가 감염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송사의 경우 직원 이외에도 여러 외부인이 드나들어 감염 경로가 확산할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요구된다.
KBS 드라마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앞서 ‘그놈이 그놈이다’에 출연 중인 배우 서성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드라마 촬영이 중단됐다. 그와 연극 ‘짬뽕’에서 호흡을 맞추던 배우 허동원도 20일 2차 감염 판정을 받아 격리에 들어갔다. 문제는 허동원 역시 현재 새 수목극 ‘도도솔솔라라솔’에 출연 중이었다. 소속사 에이스팩토리는 질병관리본부의 연락을 받은 후 드라마 제작사에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검사 진행 상황을 알렸다. 스케줄에 동행한 매니저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짬뽕’에 출연 예정이었던 배우 김원해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인 점은 ‘도도솔솔라라솔’ 촬영은 19일부터 중단된 상태였다. 서성종과 ‘그놈이 그놈이다’ 촬영장에서 접촉한 스태프가 이 드라마에도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출연진 허동원까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도도솔솔라라솔’ 촬영은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게 됐다.
허동원을 분장했던 분장사(확진)와 2시간 가량 밀접 접촉한 배우 오만석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참여했던 JTBC ‘장르만 코미디’ 모든 제작진은 격리에 들어갔다. 방송 제작 환경 특성상 스태프들이 여러 촬영을 병행해 도미노 감염이 우려된다.
앞서 EBS도 ‘K-POP 한국어’ 외주제작 PD 1명과 출연자 3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