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집에 고양이 27마리 우글, 사체는 선반에 방치했다

입력 2020-08-20 13:10
본문과 무관한 고양이. 게티 이미지 뱅크

좁은 집에서 고양이 27마리를 기르며 사체를 방치하는 등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은 일명 애니멀호더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애니멀호더란 동물을 돌보는 대신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20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와 10평(약 33㎡) 남짓한 집에 방치한 혐의(동물보호법위반 등) 등으로 기소된 최모(48)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과거 동물보호 활동을 하던 최씨는 2019년 5월 버려진 고양이 3마리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으나, 고양이들이 질병으로 죽자 약 2주간 집에 방치했다. 이 기간 동안 최씨의 집에 있던 다른 고양이 9마리가 연달아 폐사했다.

검찰은 최씨가 집에서 2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폐사체와 오물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최씨의 이러한 행위가 동물학대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양이들의 사체를 주거지 책장 또는 선반에 보관했을 뿐, 다른 고양이들과 격리하는 조처를 하지 않고 마포구의 한 공원에 한꺼번에 매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도 주거지 청소를 한 달가량 하지 않아 지저분한 상태였다고 진술한 바 있고, 현장에 출동한 공무원도 배설물이 오래돼 눌어붙은 듯한 바닥을 보았다고 진술했다”며 최씨가 동물보호 의무를 위반해 질병을 발생시켰다고 판단했다.

최씨의 집에 있던 고양이들은 한국동물구조협회가 운영하는 경기도 소재 동물보호소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