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해안 기름 유출 오염 “회복에 50년”

입력 2020-08-20 07:41 수정 2020-08-20 11:29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엘팔리토 해변의 기름띠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베네수엘라 앞바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기름 유출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리브해 해안가에 검은 기름띠가 밀려왔다. 흰 모래와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된 모로코이 국립공원 등 해변이 검은 기름으로 덮였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기름 유출의 원인이 무엇인지, 얼마나 유출됐는지 밝히지 않았다. 기름 유출을 통제했고 해양 생태계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야권과 민간 연구팀은 인근에 있는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엘팔리토 정유소에서 나온 기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몬볼리바르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위성사진 분석 결과 기름은 지난달 22일 정유소 근처 해상에서 처음 관측됐다.

바다 위에 관측된 기름 규모는 길이 5.6㎞, 너비 1.5㎞에 이른다. 유출량은 2만6700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생물학자 훌리아 알바레스는 “이번 유출이 생태계 등에 미친 악영향이 5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바다에 서식하는 연체동물이 기름띠 탓에 폐사했을 수 있으며 어업으로 먹고사는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시몬볼리바르대 해양생물다양성센터의 에두아르도 클레인은 BBC에 “베네수엘라 해안의 기름 유출 규모는 모리셔스 바다에 유출된 양의 2배 이상”이라며 “정부의 공식 정보가 없으니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