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코로나19가 터지기 시작한 연초부터 손님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는데, 오늘은 그 절반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 같네요.”
신촌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모(35)씨는 “문을 닫는 동안 월세와 알바생 인건비는 그대로 나갈 텐데 어떻게 마련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19일 오후 3시쯤 약 200석 규모의 PC방에는 손님이 10명 정도밖에 없었다. 최씨는 PC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QR코드 체크를 안내하며 “집합금지가 발효되는 오후 6시에 손님들을 다 내보낸 뒤 마지막으로 매장 정리를 하고 당분간 쉴 생각”이라며 “PC방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최근에 확인된 것도 아닌데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조치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 유흥가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산해진 분위기였다. 19일 0시를 기해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수도권의 노래방, 클럽 업주들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내보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는 평일인 것을 감안해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 거리는 평소와 달리 행인들이 간간이 다닐 뿐이었다. 평소 버스킹이 이뤄지는 노상무대에는 “버스킹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주변에서 PC방을 운영하는 백모(35)씨는 “지난 3월부터 손님이 크게 줄기는 했지만 오늘은 특히 PC방이 쉬는 줄 알고 손님이 더 없다”며 “갑자기 하루 전에 영업 중단 안내가 와서 너무 당혹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서초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이모(64)씨도 “지난 4월에 이미 한 달 정도 한 차례 영업을 중단하며 매출 타격을 입었는데, 다시 영업중단을 하게 되니 매출 타격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라며 “주위에 이미 폐업한 노래방도 많은데 정부가 보조금 등 지원도 없이 갑자기 영업중단을 통보하니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셧다운을 앞둔 전날인 18일 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유흥가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오후 10시쯤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의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에서 손님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는 풍경은 한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한 헌팅포차에서는 테이블이 절반 정도 차 있지만, 그나마도 한 테이블씩 띄어 앉게 하고 있었다. 이곳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띄어 앉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팅포차와 주점 등은 모두 QR코드 확인, 발열체크 등 방역에 주의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11시쯤 서울 광진구 건대 근처의 한 헌팅포차는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손님들에게 “거리를 두고 서라”고 안내했다. 내부에 마련된 무대에서 춤을 추던 손님들 중 일부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춤을 추자 직원이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셧다운’에 앞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손님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대 근처의 헌팅포차를 찾은 박모(26)씨는 “오랜만에 왔는데 사람이 없어 아쉽다”며 “오늘은 다른 곳으로 옮겨서라도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모(23)씨도 “오늘은 늦게까지 놀 생각으로 멀리서 왔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아쉽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