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퍼지는 ‘코로나 시한폭탄’… 주말까지 고삐 못 죄면 터진다

입력 2020-08-19 18:15
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10주택재개발단지 인근 식당에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들의 이용 자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본격화한 지 엿새 만에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發) 집단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n차 감염’을 일으키면서 코로나19 유행지가 수도권을 넘어서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까지 지금의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전국 대유행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7명으로 세 자릿수로 올라선 14일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엿새간 발생한 누적 확진자만 1288명이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283명 중 244명이 서울, 경기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부산(9명)과 인천(8명), 강원(5명), 광주(4명), 경북·충남(각 3명), 대구·전남(각 2명), 세종·충북(각 1명) 등 전국 12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나왔다.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이 전국으로 퍼진 게 주된 원인이다. 이날 낮 12시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623명에 달한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588명이지만 비수도권에서도 35명이 발생했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당분간 증가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만 129명이고 연락이 닿지 않거나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389명,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이 600여명이어서 방역당국 관리망에서 벗어난 채 ‘깜깜이 전파’를 일으킬 여지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양성률은 17% 수준이다.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은 콜센터와 의료기관, 요양시설, 다른 교회 등 최소 114곳의 시설에서 추가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날 오후 6시까지 콜센터 4곳과 직장 1곳, 사회복지시설 1곳, 의료기관 1곳, 종교시설 2곳에서 2차 전파 이상의 확진자 50명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8일과 15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를 중심으로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을 추적하던 중 교회와 무관하게 집회에 참석한 사람 중에서도 10명의 확진자를 찾았다. 교회가 아닌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 감염 확산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방대본은 해석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사랑제일교회발 감염을 잡지 못하면 전국 대유행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번 주에 발생하는 확진자가 사랑제일교회 관련이면 (방역조치가) 그나마 성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교회와 무관한 전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전파, 타 지역 전파가 늘어나면 더 큰 위기로 진행한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전날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부터 안정화를 찾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된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지 않는 비수도권에 대해서도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들이 타 지역 종교시설에서도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는 등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 더 이상의 확산이 일어나는 것을 미리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