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 용담댐의 급격한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는 충청·호남 주민들이 정부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물난리 피해로 썩어버린 인삼, 복숭아, 고추, 사과 등 지역 특산품을 뿌리며 격렬히 항의했다.
충북 영동·옥천, 충남 금산, 전북 무주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 대책위원회’는 19일 전북 전주 한국수자원공사(수공) 금강유역본부와 충남 공주 금강홍수통제소를 잇달아 방문해 집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수공은 연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도 용담댐을 방류하지 않다가 지난 8일 집중 폭우가 내리자 갑자기 방류량을 늘려 마을들이 침수됐다”며 “용담댐 방류랑 조절 실패로 주민들이 본 피해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지고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썩어버린 지역 특산품을 금강유역본부 현관에 뿌리며 “금산군 특산품인 인삼이 물에 잠겨 한 뿌리도 캐지 못한 농민도 있다”고 호소했다. 또 “월세를 내고 농사를 지었다가 논밭이 침수돼 아무런 수확도 못 하고 생계를 잃은 농민들은 어떻게 살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금강유역본부장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현재 국가 차원에서 각 기관이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주민들 말을 귀담아듣고 법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8~9일 집중 호우가 내린 가운데 용담댐 방류까지 겹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주택 204채와 농경지 745㏊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