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 장관과 싱 대사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이어지는 한반도 경색 국면을 풀려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 워킹그룹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싱 대사를 만나 “중국 정부는 남·북·미 및 북·미 대화를 지지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건설적 역할과 의지를 계속 강조해 왔다”며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장관은 “남북 간 교착 국면이 꽤 길게 지속되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발전은 남북 간의 협소한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남북 대화 재개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싱 대사는 “중국은 한반도에 산과 물이 닿아 있고 서로 우호의 정도 가깝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대화와 평화, 비핵화 더 나아가 번영과 발전,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을 우리는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유감스러운 것은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가 경색된 것”이라며 “이를 어떻게 타개할지 서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부터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긴장 국면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그러면서 “남북 관계도 중요하지만 북·미관계도 개선하면서 두 개의 바퀴처럼 끌고 가면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중국은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 장관과 해리스 대사가 한·미 워킹그룹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낸 것과 비교하면 이번 면담은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워킹그룹 기능을 재조정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이 장관에게 해리스 대사는 현행대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입장차를 보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