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정치인 첫 코로나 확진’…초비상 걸린 정치권

입력 2020-08-19 16:42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정치권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치권까지 코로나에 뚫리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와 간접 접촉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음성’ 판정으로 한숨 돌렸지만, 민주당은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 일정을 전면 잠정 중단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확진 판정 소식을 알리며 “8월 들어 사랑제일교회에 나가지 않았고, 15일 광화문 집회에서는 연단에 서지 않았다”며 “혹시 그날 저와 행진이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계시면 보건소에 가셔서 검사받으시길 권고드린다”고 했다.

집회에 참석했던 김진태 전 의원도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민경욱 전 의원은 전날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들 모두 원외인사이기는 하지만 미래통합당 관계자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확진자가 다녀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최 원내대변인은 당일 국회에서 출입기자 등과 접촉해 국회 사무처는 접촉자에게 집에서 대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같은 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낙연 의원도 확진자와 같은 의자, 마이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바짝 긴장했다. 이날 오전 음성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24시간 외부활동을 자제하라는 국립중앙의료원 권고에 따라 이 의원은 토론회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향후 일정 재개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 의원 측은 선거운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화상회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비대면 방식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 음성 판정으로 안도한 민주당은 통합당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 소속 전·현직 의원,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전광훈 목사자 주최한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을 방조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통합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통합당은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당원 명단을 신속히 파악해 방역당국에 제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광복절 집회와 선을 긋고 있다. 당 차원에서 집회를 주도하거나 참여를 독려한 것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민주당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떠넘긴다며 대야 공세를 차단하는 모습이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에 책임 떠넘겨보자고 국민 편 가르며 싸움 걸 때인가”라며 “정쟁 벌일 때가 아니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내몰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통합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의 통합당 책임론에 “야당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런 유치한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반박한 바 있다.

통합당은 코로나 재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6~27일로 예정됐던 의원 연찬회도 잠정 연기했다.

이가현 심희정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