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중 몰래 달아났다가 하루 만에 검거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50대 A씨가 “김칫국에 든 독약 때문에 도주했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교회를 다니는 교인이면서도 도주 중 서울 종로구의 한 원불교 법당 안에서 11시간 동안 숨어있는 등 경찰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A씨는) 평택시 송탄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인근에 입원 치료실이 부족해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옮겨져 15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새벽 1시15분쯤 서울 신촌에서 신병을 확보해 새벽 2시30분쯤 다시 파주병원에 입원시켰다”며 “입원 당시 의료진이 탈출 동기를 물어보니까 ‘김칫국에 독약을 탄다’는 등 비상식적인 언급들을 했다더라”고 전했다.
최 시장은 “이게 탈출 동기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면서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들은 이런 피해의식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도 ‘북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교회나 집회장에 뿌렸다’ 이런 말을 하고, 일부 신도들은 ‘일부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양성으로 판정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평택시 177번 확진자 A씨는 19일 새벽 1시15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도주 25시간 만에 검거된 A씨는 다시 파주병원에서 치료를 받게된다.
A씨는 지난 15일 파주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8일 0시18분쯤 파주병원을 몰래 빠져나갔다. 당시 A씨는 환자복 바지와 흰색 민소매 티를 입고 병실에서 나간 뒤 간호사에게 들키지 않도록 바닥에 엎드려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전 4시30분쯤 파주 조리읍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 A씨는 종로구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머물면서 오전 9시 이 커피숍 매장 전화기로 지인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장을 나와 택시를 타고 이동해 종로구 원불교 법당에 몰래 들어간 A씨는 11시간 동안 이곳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11시10분쯤 종로에서 신촌 쪽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24시간 운영되는 신촌 카페를 찾았고, 이곳에서 동선을 추적해 온 경찰에 19일 오전 1시15분쯤 검거됐다.
사랑제일교회 전도사인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사랑제일교회에 머물며 예배를 봤다. 특히, A씨는 지난달 2일 미국에서 입국해 14일간 자가 격리 후 같은 달 16일 격리에서 해제된 적이 있다.
최종환 시장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우리사회 공동체를 파괴할수 있는 비상식적 일탈행위로 말미암아 시민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을 야기하게 해 송구스럽다”면서 “방역에 집중해야할 엄중한 상황에서 방역당국과 경찰이 도주자 신병확보에 에너지를 낭비하도록 한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의 기이한 행동에 분노가 커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파주시는 평택시와는 별개로 A씨에 대해 고발 조치와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