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남자끼리 엉덩이 칠 수도” 발언에 정의당 “성추행 옹호”

입력 2020-08-19 14:48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뉴질랜드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는 외교관을 뉴질랜드로 인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오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을 옹호한 송 의원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 아내도 (피해자를) 여성 직원으로 오해하고 있던데 그게 아니라 40대 초반에 키가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남자끼리, 우리는 배도 한 번씩 툭 치고 엉덩이 쳤다는 건데 친했다고 주장하는 사이”라며 “문제는 당시 그 남성으로선 기분이 나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의당은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라며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논평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외교관은 2017년 말 세 차례에 걸쳐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교부는 감사를 진행한 뒤 지난해 2월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내렸다.

올해 2월 뉴질랜드 사법 당국이 해당 외교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 측의 비협조로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하자 외교부는 최근 해당 외교관에게 본국 귀임 명령을 내렸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