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5·18 묘역서 무릎 꿇은 김종인 “부끄럽고 부끄럽다”

입력 2020-08-19 13:45 수정 2020-08-19 13:58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당의 소극적 대응과 일부 정치인의 막말을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오전 10시쯤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먼저 방명록을 찾아 “5·18민주화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민주의 문’ 앞에 섰다. 그러고는 자신이 직접 작성해 온 사과문을 낭독했다.

그는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며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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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으나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역사적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다”면서도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대표해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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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5·18 민주영령과 광주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며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고 재차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친 듯 손을 떨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역을 찾았고 행방불명자 묘역에서도 묵념하고 헌화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