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돌고래’ 상괭이는 어쩌다 사체가 되었나

입력 2020-08-19 13:00 수정 2020-08-19 14:32
지난 6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녀탈의실 뒤편 갯바위에서 발견된 제주 토종 돌고래 상괭이 사체.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최근 제주 해안에서 해양보호생물 사체가 잇따라 나오면서 민간 환경단체와 국내 대학 연구진이 이들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공동 부검에 나서기로 했다.

비영리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20~21일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제주대 서울대 인하대 한양대 및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등과 해양보호생물 부검을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부검 개체는 제주 연안에서 발견된 보호종 8마리다. 19일 개체 측정을 시작으로 20일에는 남방큰돌고래 참돌고래 상괭이, 21일에는 바다거북 등에 대한 부검이 이뤄진다.

올들어 제주 해안가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 사체가 잇따라 발견됐다. 불법포획 흔적이 없어 사망 원인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번 부검에는 지난 1월 제주시 한림항에서 국내 최초로 길이 13m 대형 참고래 부검에 참여했던 연구진이 다시 모인다.

당시 연구진은 참고래 소화기관에서 낚싯줄, 어망 조각, 스티로폼 입자 등을 발견했다. 해양 쓰레기가 직접 사망 원인임을 증명하지는 못 했으나 해양 오염이 수염고래종을 위협할 가능성을 제시해 관련 내용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상괭이는 국내 토종 돌고래로 얼굴 모양이 사람이 웃는 모습과 닮아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토착종으로 현재 약 120여 마리만 남아 있다. 바다거북은 제주에서 산란과 번식을 했던 흔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산란지가 사라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 정부와 국제 관련 기구로부터 보호종 또는 멸종 가능성이 높은 종으로 지정돼 있다.

연구진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찾고 이들의 대한 보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자연기금은 부검 비용을 지원하고, 한국수산자원공단은 세계자연기금과 맺은 협약에 따라 장소를 제공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