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탄소중립 도시 달성’을 목표로 내건 서울시가 폭우와 같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주범인 온실가스(이산화탄소)의 도시 자체 배출량을 전국 최초로 측정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시내 4곳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해 비교한 결과 서울 도심은 배경 지역에 비해 여름철에 27ppm, 겨울철에는 20ppm 높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도시 내부의 자체 배출로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를 말하는 ‘도시 증가분(urban enhancement)’을 국내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실제로 측정하여 도심과 배경 지역의 농도를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중심에 위치해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 영향 관찰에 적합한 용산 관측지에서 가장 높은 농도인 448ppm을, 해발 630 m에 위치해 배경 지역을 대표하는 지점인 관악산은 423ppm을 나타내 도심이 배경 지역보다 최대 25ppm 높았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용산 448ppm, 남산 하층부 444ppm, 남산 상층부 434ppm, 관악산 423ppm 순이었다.
서울의 도시증가분(20~27ppm)을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LA(30ppm), 베이징(28ppm) 보다는 낮지만 대기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선진도시 파리(7ppm), 보스턴(16ppm) 보다는 높다. 서울시는 배경 지역 측정소인 관악산과 도심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해 현재 용산, 남산, 올림픽공원 등 총 3곳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도시 내 건물 난방 및 교통을 이산화탄소 도시 증가분의 주원인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서울대 기후융합과학연구실이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온실가스 모니터링 및 연구를 위한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추진한 결과다. 양측은 관악산, 남산서울타워 하층부에 설치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관측지와 용산, 남산서울타워 상층부에 설치된 서울대 관측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했다.
기상청 측정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1999년 이후 20년간 46.7ppm 증가했으며,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난화로 해수면은 1989년 이후 49.7ppm 상승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도시 달성을 목표로 건물, 교통, 숲, 에너지, 자원순환 등 5대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담은 ‘2050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발표했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최근 역대 최장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배출 특성을 파악하고 감축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