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올해 많은 변화를 겪었던 곳이 교육현장이다. 3차에 걸친 개학연기, 4월초 온라인 개학, 5월 말부터 순차적 등교개학까지 가슴 졸였던 1학기를 겨우 마쳤다. 특히 성경적 세계관 교육을 위해 ‘비인가’를 선택한 기독교학교의 경우 대처가 필요한 변화가 많았다. 공립학교와 달리 EBS 컨텐츠에 의존하기보다 모든 수업 컨텐츠를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했고 보통은 사교육을 금지하기에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등교 정책도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기독교학교, 샘물배움공동체 3개 학교(은혜샘물유치원,은혜샘물초등학교, 샘물중고등학교)도 이런 상황을 적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먼저 학생들의 적응이 빨랐다. 샘물중고등학교 뿐 아니라 은혜샘물초등학교 학생들도 화상으로 모여 수학 문제를 풀고 발표도 했다. 소그룹 모둠토의에 구글 공유문서를 활용한 실시간 공동 작업까지, 체육 화상 수업으로는 함께 홈트레이닝도 했다. 학년 단합 차원에서 50여 명 전 학년이 모여 화상 퀴즈대회를 열기도 했다. 숙제도 영상으로 냈다. 내가 배운 것을 설명하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화상이지만 언제나처럼 매일 아침 복상(복종이 있는 묵상)을 함께 하고 복상 나눔도 했다. 매주 드리는 공동체예배도 실시간 라이브채널로,스승의날 노래도 화상으로 다같이 불러 드렸다.
교사들도 빠르게 대응했다. 동영상 강의 제작만으로도 분주했지만, 학생들의 첫 일주일 온라인 수업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두 배속 재생 안돼요~구글 번역기 안돼요~’ 연기자로 나서 코믹 안내 영상도 만들었다. 컴퓨터만 들여다보느라 거북목이 되는 것 같다고 하소연이 나오기 시작할 때쯤, 등교개학이 결정됐다.
학교는 5월 말 교육부의 순차적 등교개학 결정 이후, 학년별로 인원을 제한해 등교하는 공립학교와 달리 유치원에서 중고등학교까지 모두 전학년 등교개학을 단행했다. 사교육을 금지하는 학교 정책을 고려해 교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발열카메라도, 정기적 손소독을 위한 알림종도, 거리두기와 마스크착용 모두 할 수 있었지만 가장 큰 고민은 점심시간. 식당에 가림막을 하고 시간차를 두어 식사를 하게 했지만 거리두기를 위해서는 기존 공간의 30-40%만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도시락 급식이었다. 학년별로 번갈아가며 식당 식사팀과 교실 도시락 식사팀으로 나눠 운영했다. 이를 위해 교직원이 매일 250-300여 개, 총 5.7톤의 도시락을 포장했다.
고영민 총괄이사는 “용인시 관할 부서와 긴밀히 협의해서 사전 준비사항을 체크하고 방문 점검도 받았다. 별도 방역 매뉴얼도 만들었는데 정부 지침보다 더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독교학교라는 무게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샘물중고등학교 샘사랑 학부모회 김영미 회장은 “학부모들의 기도와 지지,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기에 만날 수 없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었다”며 “예정된 교육, 기도회, 신입 학부모를 위한 4주간의 교육을 모두 온라인으로, 동영상 강의와 소그룹 화상 나눔 등으로 소화했다”고 말했다.
샘물중고등학교 양석현 교장은 “변화하는 환경 가운데 유연한 대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헌신하는 선생님들과 배려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 힘은 어느 순간에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기독교교육의 본질,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의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위기 속에서 다시 한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