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물리치자’ 열기 높았지만 TV시청자 줄었다…美민주당 전당대회

입력 2020-08-19 07:39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이었던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화상을 통해 인종 차별 철폐 운동가들과 대화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의 막을 17일(현지시간) 올렸다. 이번 전당대회는 20일까지 나흘 동안 개최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전당대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모든 행사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끌지가 개막 전부터 최대 관심사였다.

첫 성적표가 나왔으나 평가가 엇갈린다. TV로 시청한 미국인들은 줄어 들었으나 바이든 진영은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시청했다고 반박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세계적인 정보 분석 기업 닐슨컴퍼니는 예비 단계로 추산한 결과, 미국민 1870만명이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연설과 행사를 시청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닐슨컴퍼니는 17일 오후 10시부터 11시까지 ABC방송·CBS방송·NBC방송·CNN방송·폭스뉴스를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시청한 미국민들을 조사했다.

하지만 TV 시청률만 놓고 보면 저조한 흥행 결과다. 힐러리 클린턴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했던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의 첫날엔 2600만명에 육박하는 미국민들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난 전당대회와 비교할 때 최대 730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겠다는 민주당의 열기를 감안할 때 낮은 점수다.

그러나 바이든 진영의 주장은 다르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추가적으로 1020만명의 미국민이 온라인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를 지켜봤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선 캠프의 대변인인 TJ 더클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디지털 전당대회를 만들었고, 사람들은 시청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일정이 아직도 남아 있어, 온라인 전당대회 흥행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상 첫 ‘언택트’ 전당대회 방식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고 보건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온라인 전당대회 시간이 2시간으로 줄어들면서 바이든이나 다른 민주당 인사들의 실수 위험이 줄어든 것도 장점으로 평가됐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부자 몸조심’ 전략을 펼치는 바이든에겐 온라인 전당대회가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형식이 지루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전당대회 시간이 줄어들면서 정치 신인이 샛별처럼 등장할 길이 좁아진 것도 부정적 요인 중 하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