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와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강해지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던 프로스포츠 경기 관중 입장이 다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강화될 경우 해당 지역에서 아예 경기를 진행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0, 21일과 27,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홈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고 18일 밝혔다. 프로야구는 이미 지난 16일 정부가 서울 경기 지역과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2단계로 격상하면서 수도권에 위치한 잠실과 고척, 수원 경기를 무관중으로 전환한 바 있다.
부산 사직구장을 홈구장 삼은 롯데 자이언츠 역시 이달 잔여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했다.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도 한동안 관중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일단 2단계 지침이 내려진 서울과 경기, 부산 지역 팀을 대상으로 무관중을 시행 중”이라며 “상황이 바뀌기 전까진 당분간 무관중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프로축구 K리그도 무관중 사례가 확대됐다. 일단 지난 16일 K리그2 수원 FC와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K리그1에서는 FC 서울을 비롯해 수원 삼성, 성남 FC 등 서울 경기 지역 구단들이 16일부터 최소 일주일간 홈구장에서 유관중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2일 수원과의 홈경기를, 부산 아이파크는 같은 날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른다. K리그2 충남아산도 이날 당분간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비시즌 기간인 실내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도 영향을 받고 있다. 여름 컵대회 ‘박신자컵’을 무관중 진행 중인 여자프로농구 WKBL 관계자는 “정규시즌 관중 입장 여부가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무관중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남자프로농구 KBL 관계자는 “정규시즌은 유관중과 무관중 시나리오 두 개를 모두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미 초안을 마련해 구단들과 공유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2일부터 충북 제천에서 여는 KOVO컵에 경기장 수용인원 대비 10% 유관중 입장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에서 아직 코로나19 관련 지침이 강화되지 않은 덕분이다. 대신 일반적인 경기장 방역보다 훨씬 강화한 ‘스마트 방역 게이트’를 설치, 게이트를 통과할 때마다 관중들이 안개처럼 분사되는 친환경 소독제를 맞도록 했다. KOVO 관계자는 “정부나 제천시가 대회 개최 전 지침을 바꾸면 그에 맞춰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관중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됐을 때 벌어진다. 이 경우 해당 지역은 프로스포츠 경기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중립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거나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동시 다발적으로 3단계 격상 지역이 생긴다면 리그가 조기종료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의 사례처럼 ‘버블(한 장소에 선수단을 모아두고 시즌을 치름)’ 방식으로 리그를 치르는 것 역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 방식은 앞서 프로농구가 조기종료됐을 당시에도 잠시 거론된 적이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일단 3단계 적용 지역이 생기면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리그 소화가 가능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급적 리그가 중단되는 사태는 막겠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의 경우 조기종료를 하더라도 시즌 전 정규리그 최소일정으로 합의했던 22라운드까지는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이동환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