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유치인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최근 수도권발 확산세가 경찰 조직으로 번질까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집회와 별개로 서울 일선 경찰서 소속 경찰관 중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추가되고 있어 치안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다.
장하연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8·15 광복절 집회는 그동안 있었던 다른 집회·시위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며 “장시간 동안 감염병예방법상 집회금지를 위반했고, 공무집행방해와 해산명령불응 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30명을 현장에서 체포한 뒤 조사 중이다. 이 중 경복궁역 인근에서 경찰을 향해 차량을 타고 돌진한 이모씨를 포함해 죄질이 중한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머지 28명은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집회에 참가한 주요 단체 관계자 4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관계로 조사 시기와 방법을 방역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날 체포된 참가자 30명 중 3명이 자가격리 대상자였다는 점이다. 특히 이 중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치된 남성 A씨(63)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집회 참가자나 이들을 체포·연행한 경찰관, 같은 유치장에 있던 유치인들이 감염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장 청장은 “당시 접촉자 대상으로 전원 코로나19 검사가 진행 중이며 대부분 음성”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확진자와 접촉한 경찰관은 25명, 유치인은 11명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집회현장에 투입된 경찰 기동대 등 6500여명도 감염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하도록 조치하고 있고, 아직까지 투입인력 중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현장에 투입된 뒤 의심증상이 발생해 검사를 받거나 대기 중인 인원은 7명이다.
서울 관내 경찰서에서는 확진판정을 받은 경찰관이 추가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광진경찰서와 관악경찰서에서 각각 1명씩 총 6명의 경찰관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관악경찰서 확진 경찰관은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혜화경찰서 확진자와 접촉한 161명이 검사받았는데 99명은 음성판정, 나머지는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 관악경찰서 역시 접촉자 67명을 분류해 검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수 정우진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