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를 포함한 정치권이 18일 국립 현충원에서 거행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 모여 김 전 대통령의 삶을 기렸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꽃을 피우는 ‘인동초 정신’과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밤이 깊어야 별이 빛나듯 위기 깊어지면 대통령의 탁견과 결단이 더 빛을 발한다”며 “우리 사회는 김 전 대통령이 놓은 사회안전망 주춧돌 위에 복지시스템이라는 기둥을 세우고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지붕을 마련했다”고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또 “김 전 대통령은 길고도 질겼던 분단의 철조망을 넘어 남북이 오가는 평화의 새길을 열었다”며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뚜벅뚜벅 큰 정치인인 김 전 대통령의 험난하지만 빛났던 길을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삶을 “추운 겨울에 모진 고통을 이겨내고 세상의 해로운 독을 풀어주는 인동초의 삶”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와 싸우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외환위기를 극복한 김 전 대통령의 인동초 정신을 구해본다. 위기상황에서 국민과 화합, 평화를 믿었던 김 전 대통령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추도 예식을 진행한 함세웅 신부의 요청으로 예정에 없이 단상에 섰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가장 획기적인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정 총리의 말씀대로 지금은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서는 통합과 화합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재성 정무수석도 추도식을 찾았다.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기호순) 민주당 대표 후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대중 대통령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도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은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으로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행사장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참석 인원은 마스크 등을 쓴 채 진행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