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를 이끌고 있는 최연성 감독이 자신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젊은 선수들이 인생에서 다시 못 올 청춘을 투자해서 프로게이머라는 힘든 직업을 하고 있다. 후회 없이 더 큰 결실을 맺기 위해 부단히 내달렸으면 한다”고 소속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아프리카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을 2대 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9승 7패 세트득실 +2가 된 아프리카는 굳건한 5위 체제를 굳혔다. 플레이오프(와일드카드전) 진출이 유력한 상황.
경기 후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최 감독은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경기였는데 승리를 거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여러 시즌을 겪으면서 이길 팀은 확실하게 이길 줄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최 감독은 아프리카가 플레이오프권에 들어와 있지만 소위 ‘천상계 싸움’에는 끼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최 감독은 “상위권 팀들은 선두 경쟁을 하면서 메타를 선도하고 얼마큼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이느냐를 화두로 경쟁을 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그 대열에 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 아니겠는가. 전략적인 접근을 하든 기존에 없던 패턴을 준비하든 저희는 도전을 할 수 있다. 새로운 전략은 주효할 수 있지만 셀프 카운터가 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를 점검하며 강팀을 상대로 이기는 방법을 찾고 있다. 꽤 오랜 기간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17여년 전 혜성같이 등장해 ‘황제’ 임요환의 뒤를 잇는 ‘괴물’로 명성을 떨쳤다. 그때를 떠올린 최 감독은 “제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됐던 말들을 근래 선수들에게 해주곤 한다. 저 역시 청춘을 게임에 바쳤다.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에서야 아름다운 시절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황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을 투자한 거다”고 되새겼다. 이어 “인생에서 다시 못 올 젊은 청춘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높은 성취를 위해 내달리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더 노력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그러면 팬들이 더 생기고 지금보다 훨씬 멋진 기억을 남기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