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신기록’ 美 덮친 파이어네이도…생지옥 맛봤다 [영상]

입력 2020-08-18 15:12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래슨 카운티의 ‘로열턴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파이어네이도가 일대를 휩쓸고 있다. AP 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소용돌이 불기둥인 ‘파이어네이도(firenado)’가 관측됐다.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과 함께 일어난 이상현상이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캘리포니아주 래슨 카운티의 ‘로열턴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최대 시속 60마일(96.5㎞)에 달하는 화염 회오리가 관측됐다고 밝히며 파이어네이도 경보를 발령했다.

파이어네이도는 불(fire)과 토네이도(tornado)를 합성한 용어로 대형 산불 때 뜨거운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면서 발생한다. 앞서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일부 소방관들이 시속 143마일(230㎞)의 파이어네이도에 휩쓸려 숨진 바 있다. NWS는 파이어네이도로 산불의 방향과 강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에게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SNS에 올라온 영상을 봐도 파이어네이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땅 위로 수십m를 치솟은 회오리바람은 여느 때와 다르게 짙은 연기를 머금고 있다. 파이어네이도의 뿌리 부분에서는 화재가 낳은 잿빛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벌겋게 물든 하늘과 메마른 땅은 생지옥을 연상케 한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파이어네이도의 위력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산불에 휩싸인 산에서 붉은 화염과 함께 엄청난 양의 연기가 쏟아져나온다. 상승기류와 만난 불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거대한 파이어네이도를 만들어낸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빠르게 휘감아 올라가는 연기는 토네이도의 속도를 짐작하게 한다.


기상학자 존 미틀스태트는 캘리포니아주의 폭염과 산불로 인해 더 많은 파이어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는 파이어네이도뿐만 아니라 이상 기후현상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에 수백 건의 벼락이 몰아치면서 10건의 산불이 일어났고, 캘리포니아주 중부 해안에는 번개를 동반한 강한 돌풍이 몰아쳤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의 화재 현장에서 더위에 지친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튿날에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수은주가 54.4도 를 가리키며 1913년 이래 미국 내 최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