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속출하는데…전광훈 “북한 짓일 수도, 실내 넣은 文 탓”

입력 2020-08-18 14: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교인들의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 ‘북한에 의한 테러’를 주장했다.

전 목사는 17일 개신교계 매체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외부 세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였다고 본다”며 “넓게 보면 북한의 소행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내가 청와대 앞에서 투쟁할 때 북한 언론 ‘우리민족끼리’에서 ‘전광훈을 죽이라’고 했다”면서 “그러자 시민단체가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하는 등 일련의 순서처럼 돌아갔다. 출발지는 북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8·15 광복절 집회 당시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2주 전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테러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보통 코로나19는 한 자릿수로 전파되는데 우리는 100명 단위로 나오고 있다.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실내에서 예배해서 걸린 것이다. 문재인이 우리를 실내로 밀어 넣어서 코로나19에 걸렸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제2의 신천지 사태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나타나는 현상은 같을지 몰라도 대응은 다르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 중 2~3명의 확진자가 나온 즉시 교회를 폐쇄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신천지는 감추려고 하지 않았나. 우리가 자진해서 예배당을 폐쇄한다고 하니까 보건소가 감동하더라”면서 “오히려 시범을 보였는데 내가 방역을 방해했다는 보도도 나오더라. 나중에 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우리가 철저히 대응하지 못해서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행정관청과 힘을 합쳐 최단 시간에 해결한 뒤 기존처럼 애국 운동을 하고 예수 한국 복음 통일 운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수도권 확진자가 서울 282명, 경기 119명, 인천 31명 등 총 4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해 모두 25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입원 중인 전 목사는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전 목사는 지난 15일 오후 2시30분쯤 서울시로부터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고도 오후 3시10분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교회 측은 전 목사가 합법적으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약 5분간 연설한 뒤 현장을 떠났으며, 격리 통지서에 서명한 것도 오후 6시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목사는 조사 대상 교인 명단을 누락·은폐해 제출하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