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불필요한 외출을 하지 말아주세요.”
자신의 첫째 아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A씨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신은 첫째를 돌보며 병원에서, 남편은 둘째와 함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A씨는 “의료진의 노고를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는데요. 네티즌들은 “이 글이 확산돼 모두 경각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의 글은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그는 “병원에서 마스크는 잠잘 때와 밥 먹을 때만 벗고 있다. 방호복은 계속 입어야 하는데 솔직히 힘이 든다”며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를 알리고 싶어 이 글을 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와 함께 병원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생활에 대해 자세히 털어놨죠.
A씨가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하자 반겨준 것은 뜨거운 날씨에도 방호복과 고글,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이었다고 합니다. A씨는 “격리병동에는 출입문이 3개 있었고, 각 문을 지나갈 때마다 소독을 해야 했다”며 “걷는 것도 정해진 방향으로, 벽 쪽으로 붙어 이동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자체가 전염성이 강하다 보니 의료진도 (병실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면서 “하루 3번 체온, 맥박, 산소포화도를 잰 뒤 문자와 전화로 진료를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의료진이 병실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식사를 일회용 용기에 주는데, 남은 음식은 그릇째 폐기하다 보니 쓰레기가 어마어마하다”며 “이를 간호사 선생님이 다 처리해준다”고 했습니다. 이어 “급히 입원하다 보니 필요한 물품이 생기는데, 택배를 시키면 1층에서 받아 모두 정리해 가져다준다”면서 “식사나 청소도 요청할 때마다 3중문을 지나 답답한 방호복을 입고 와서 친절히 봐준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의료진의 고충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의료진은 통풍이 안 되는 방호복에 고글과 방진마스크까지 필수로 착용한 뒤 병실에 들어온다”며 “방진마스크는 1시간만 쓰고 있어도 구역질이 나고 속이 메스꺼웠다. 의료진은 이 차림으로 종일 근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진을 돌 때는 방호복 앞에 얇은 비닐 방호복을 착용하고, 방을 벗어나면 새것으로 갈아입는 듯하다”며 “그런데도 다들 친절하다. 너무나 죄송해서 죄송하다는 말이 자꾸 나오게 된다”고 했습니다.
또 “나는 방호복을 잠깐만 입었는데도 너무 힘들었다. 의료진은 이걸 어떻게 매일 입고 견디는지 솔직히 모르겠다”면서 “이분들은 얼마나 큰 사명감을 갖고 계신 걸까”라고 말했습니다. “집에만 있기 답답하다고 하지만, 여기에 와보면 사치스러운 고민을 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며 “정말 도망가고 싶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분들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A씨는 “제 아이보다 여기서 일하는 분들이 걱정될 정도다. 이 고생을 당장 끝내지 못해도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타인을 위해 고생하는 이분들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지 않느냐”며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스크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방진마스크를 쓰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 보라며, 그러면 kf94 마스크조차 안 낀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했죠.
의료진의 수고 하나하나를 적어 내려가던 A씨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큰 빚을 지고 있어요”라고. 한순간의 방심으로 2차 대유행 조짐까지 보이는 요즘, 이들은 또 한 번의 고비를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까요. 이들은 언제쯤 방호복을 벗어 던질 수 있을까요. A씨의 말처럼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녀일 이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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