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사택에서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마스크를 내린 채 휴대전화로 연신 통화를 했다.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더운 날씨에 방호복 입고 일하는 의료진에게 미안하지도 않으냐”며 분노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17일 서울 관악구 양지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의 부인과 비서도 잇따라 확진됐다. 전 목사는 확진 전에 자가격리 대상자로 통보를 받았지만,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석했다.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 목사의 확진 사실이 나오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검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검사 결과를 통보받은 서울 성북구보건소는 전 목사의 소재를 파악한 끝에 오후 7시20분쯤 사랑제일교회 인근 사택에 머무르던 전 목사를 구급차에 태워 서울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이송되는 과정에서 전 목사는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환하게 웃었다. 차량에 오른 뒤에도 마스크를 올리지 않은 채 휴대전화로 계속 통화를 하는가 하면,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이를 본 많은 누리꾼은 ‘국민 민폐’라며 분노했다.
전 목사는 서울의료원 내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지난 12일 첫 교인 확진자가 나온 뒤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319명이다. 여기에 전 목사와 전 목사의 부인, 비서를 포함하면 322명이 된다.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5124명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집단감염 사례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 15일 오후 2시30분쯤 자가격리 통지서를 받았지만, 같은 날 오후 3시10분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교회 측은 전 목사가 합법적으로 열린 집회에 참석해 5분가량 연설하고 현장을 떠났으며, 격리통지서 서명은 오후 6시쯤 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서울시는 16일에 전 목사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교회 관련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은폐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3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한 달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16일 재판부에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하지만 전 목사가 격리 치료를 받게 되면서 재수감 여부 결정은 당분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