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씨와 ‘전 남편 음란 사진 협박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던 배우 김부선이 딸과 자신의 굴곡진 개인사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부선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나 로망은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 긴 글과 어린 딸을 안고 있는 자신의 과거 사진을 공개했다. 글에는 “연예계 데뷔 때 고향 선배는 내게 충고하길 여배우로 살아가려면 고독을 운명처럼 여기고 고독을 벗 삼아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여배우로 성공하려면 세상 무서운 것도 경험하고 이놈 저놈 만나 다양한 사랑도 해보고 깨지고 부딪치는 아픔도 겪어봐야 찐(진짜) 연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충고했어야 했다”고 쓰여 있다.
김부선은 이어 “20대의 나는 외로웠다. 그러다 재벌가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았고 잔인하게 버림받았다. 유부남이었다. 졸지에 미혼모가 된 것”이라며 “상상도 못할 일이 현실이 됐다. 주연배우에서 단역배우로 순식간에 전락했지만 그래도 항상 감사했다”고 했다.
“임신 소식을 듣고 아이 아빠는 그랬었다. ‘아이 낳지 마라. 난 책임 못 진다’ 그와 보낸 그 시간들, 그가 내게 했던 달콤한 속삭임들과 내게 했던 말들이, 그 추억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는 섬처녀 신인 배우를 꼬셔내기 위한 거짓이었다”고 한 김부선은 “그렇게 임신 2개월 때 남자가 떠났다. 눈물로 미소를 낳았다”고 했다.
“백일이 되는 날 연락이 두절된 미소 아빠는 1년 만에 고향으로 아기 백일을 축하한다면 축전을 보냈다”고 한 김부선은 “가족들의 만류에도 딸이 4개월 됐을 때 서울로 상경했지만 남자의 거짓말에 딸을 눈앞에서 뺏겼다. 지옥 같은 15개월 동안 아이를 찾으려고 피나는 노력을 했고 결국 아이를 찾게 됐다”고 했다.
김부선은 아울러 딸을 돌려주면서 아이 아빠가 조건을 내걸었다고 했다. 첫째는 위자료와 양육비를 일절 요구하지 않는 것이며 아이 아빠를 다시 만나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 자신이 5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고 했다. “각서에 주저 없이 서명했다”고 한 김부선은 “그게 1990년 봄이다. 벌써 30년째다. 그런 지독한 세월을 나쁜 짓 안 하고 단역하며 노동하며 딸과 죄인처럼 숨어 살았다. 재벌가인 아이 아빠는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부선은 또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제기됐던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교제설도 다시 언급했다. 김부선은 “‘미혼모의 삶, 나 홀로 아이 양육하고 교육시키고 먹이고 입히고 산다는 건 결코 녹록지 않았다. 연애는 사치였다”며 “미소를 대학까지 보낸 뒤 내 삶은 책임과 긴장에서 조금 풀렸다. 그러다 집회 현장에서 2007년 12월 중순 발칙한 촌놈 이재명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날 보자마자 매우 적극적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여배우라면 한 번씩은 꿈꿀 법한 로망”이라고 한 김부선은 “연애 한 번 폼나게 못해 본 내가 맹바기(이명박 전 대통령) 꼴 보기 싫다며 시위하러 갔다가 길에서 영화처럼 만난 낯선 남자 이재명은 내게 친절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떠올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 딸과 날 물고 뜯고 모함하고 저주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아, 너희들 중 죄 없는 사람만 돌을 던지라”고 했다. 앞서 김부선은 공지영 작가와 설전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불륜 협박 폭로라는 단어로 나와 국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방송사 보도에 대해서는 “공지영의 거짓말에 언론은 계속 침묵하고 반론권조차 주지 않는다”며 “이거 심각한 인권유린 아닌가. 인격살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공지영 작가와의 설전은 지난 11일 공 작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자신의 전남편이 김씨에게 보낸 음란 사진으로 1년째 협박당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김부선은 이에 “협박이 아니라 공지영 작가가 녹음파일을 유출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공지영 작가는 SNS 중단을 선언했고 얼마 뒤 김부선은 “많이 늦었지만 용서를 바란다”며 사과했다.
한편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 측이 김부선의 주장을 인용해 이 지사가 김부선과 2007년 12월 11일 이명박 전 대통령 BBK의혹 관련 집회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약 15개월에 걸쳐 교제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 지사는 “집회에서 몇 차례 김씨를 만났고 양육비 문제로 상담해준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