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파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에선 코로나19 2차 파도가 올가을 독감 시즌과 겹칠 위험이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CNN방송 등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시점보다 6주 가량 빠른 속도다. 이날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4만2048명을 기록했다.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약 17만명에 도달하는 시점을 10월 1일로 예측했다. 그러나 확산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이같은 예상이 빗나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달 5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가 18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매일 평균 1000명씩 나오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에도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029명을 기록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 결과 이날까지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이 553만10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 331만7000여명, 인도 259만4000여명, 러시아 92만2000여명, 남아프리카공화국 58만3000여명 등의 순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9만4000명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을 독감 유행과 맞물려 의료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CDC는 지난해 미국 내 독감으로 약 6만1000명이 사망하고 약 81만명이 입원한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3~16일 나흘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웃돌았다. 지난달 29일 처음 1000명대를 기록한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10~12일 1000명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13일부터 다시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다음달 19일로 예정됐던 총선을 4주 뒤인 10월 17일로 연기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17일 “정부의 분명한 우선순위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가능한 빨리 규제조치들을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총선 날짜를 다시 바꿀 생각은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경보 2단계 또는 3단계에서도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일 넘게 코로나 19 청정국 타이틀을 유지했던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11일 4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지난 14일엔 12명, 15일엔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유럽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5월 이후 감소했던 확진자 수가 봉쇄조치 완화, 여름 휴가철 등과 맞물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 15~16일 연속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내렸던 봉쇄령이 5월 해제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도 15일 신규 확진자가 629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아일랜드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이날 200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2차 파도 위기감이 감돌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및 이동 제한 조치도 다시 강화되는 추세다.
프랑스는 최근 일주일 동안 일평균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자 직장 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영국은 프랑스발 입국자에 대해 14일 자가 격리 의무화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덴마크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전국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뉴질랜드는 3단계 봉쇄령이 시행 중인 오클랜드와 2단계 봉쇄령이 내려진 나머지 지역의 활동 제한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