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 교회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유통·외식업계가 다시 비상 상황을 맞게 됐다. 지난 휴일 간 스타벅스와 할리스커피,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 이슈가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소비심리가 다시금 위축되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쿠팡 인천2 배송센터 등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또는 확진자 방문으로 휴점을 진행했다가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발생한 쿠팡 인천2 배송센터는 방역 조치를 마친 뒤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자 16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할리스커피 구반포역점은 지난 12일 매장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지난 14일까지 휴점을 한 뒤 현재 정상 영업 중이다.
다만 경기도 파주 스타벅스 야당점 관련 확진자는 이날 기준 누적 48명에 이르는 등 추가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2일 해당 지점에 대한 방역을 마치고 당시 근무한 파트너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으로부터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는 승인을 받았지만 오는 21일까지 야당점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16일부터 서울시와 경기도 지역 모든 매장의 좌석을 30% 이상 축소 운영하고, 테이블 간 1~2m 간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재배치했다.
이처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는 16일부터 외식업 관련 조치를 강화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에서 2단계로 강화되면서 뷔페식당 등의 영업이 제한되고, 서울·경기 지역의 모든 음식점과 카페의 방역수준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당이나 카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최근 들어 긴장이 느슨해지고 또 비도 많이 오면서 실내로 사람이 몰렸다”며 “앞으로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장마 이후 시작된 폭염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 것으로 기대했으나 점차 커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역이 일상화됐지만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모습을 보니 이전처럼 돌아갈까봐 걱정이 된다”며 “매일같이 방역을 하고 있어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해도 2차 감염까지 번지진 않았지만 확진자의 방문 사실만으로도 부담스럽다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14일 신라스테이 서대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으나 두 곳 모두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통·외식업계는 직원들의 개인위생 점검부터 매장 내 방역 등에 더욱 신경 쓰고 소비자들에게도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제 사용 등 개인위생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경우 매장 내 모든 장비와 기물, 접객 공간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청소와 소독을 실시하고, 매장 내 좌석을 줄여 좌석 간 거리를 넓혔다. 또 마스크를 써야만 대면 주문이 가능하며 되도록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마스크 착용 권고 및 출입시 발열 체크를 지속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매장 방역 횟수도 늘렸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매장 내 환경 정비와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들은 테이크아웃을 생활화하고 타인과의 거리가 확보되지 않는 곳은 피해야 하며 식당, 카페 등은 테이크아웃 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외식·유통업계는 환기가 잘 되고 방문객 간 거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식당이나 카페의 경우 야외에 테이블을 낼 수 있도록 하고 루프탑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비자들 역시 개인간격이 충분치 않고 환기가 안 되는 시설은 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