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름 언제나 사갈꼬” 깊어가는 정유업계 한숨

입력 2020-08-17 14:36
텅빈 공항.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 속에 여행 수요 급감으로 항공유 판매가 부진하면서 정유사들이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최근 재확산 조짐에 정유업계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17일 정유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항공유 매출은 325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8357억원) 대비 61% 감소했다. 이는 자동차용 연료인 무연휘발유(-16.31%)나 경유(-21.59%) 감소폭을 웃도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이 2조4293억원으로 작년 동기(3조7475억원) 대비 35.18% 내려간 것과 비교해도 항공유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에쓰오일(S-Oil)은 올해 상반기 항공유 매출이 7957억 원으로 작년 동기(1조4066억원) 대비 43.4% 감소해 산업·해상수송용 연료인 벙커유(-79%)에 이어 두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와 비교해 정유 관련 매출이 대체로 줄어든 가운데서도 항공 등 수송용 제품의 감소폭이 크다.

상반기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정유 4사의 영업적자 총액이 5조1000억원을 넘어선 배경에는 항공유 판매 부진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SK인천석유화학의 상반기 항공유 매출 감소액은 5104억원으로, 전체 매출 감소액(1조3000억원)의 39%를 차지했다.

에쓰오일 역시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한 가운데 수송·난방용 경유(-9234억원) 다음으로 항공유(-6109억원)의 매출 감소가 컸다. 회사별 편차는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대체로 항공유의 판매가 부진했고, 실적 악화에도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은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공 수요 부진이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2차 유행이 확산하는 분위기여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