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안갯속을 달리는 황시목(조승우) 검사의 모습을 시작으로 tvN ‘비밀의 숲’ 시즌2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최전선에서 대척하게 된 황시목과 한여진(배두나) 경감 앞에 놓인 짙은 안개가 섣불리 예측하기 극의 특성을 더욱 부각했다.
3년 만에 돌아온 ‘비밀의 숲’은 첫 방송부터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1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5일 첫 방송은 평균 7.6%(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 치웠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8.9%까지 올랐다. 이튿날 방송된 2화는 전국 평균 6.4%, 최고 6.9%를 기록해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해 같은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시즌1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의 나비효과로 벌어진 검찰 내부 비리 등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 고발했다면 시즌2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두고 대치할 예정이다. 시즌2는 통영 해안선에서 시작했다. 대학생 두 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계기로 다시 얽힌 검사 황시목과 한여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사소해 보일 수 있는 통영의 일이 단순 사고가 아닌 사건일 수도 있음을 직감했고 전관예우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현실에서 들려오던 관행에 맞닥뜨린 시목과 여진의 이야기로 ‘비밀의 숲’이 시작됐다.
시즌1과 마찬가지로 황시목과 한여진은 정의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지만 이들의 관계에는 큰 변화가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한 팀에 소속돼 같은 방향으로 뛰었다면 지금은 검경 수사권 이슈를 놓고 황시목은 검찰 고유의 수사 권한 사수를, 한여진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라는 입장을 대변하며 첨예하게 대립할 예정이다.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한다. 여성 최초이자 유일한 경찰청 정보부장 겸 수사구조혁신단 단장 최빛(전혜진), 엘리트 귀족 검사 우태하(최무성)이 형사법제단 부장검사 역할로 새로 투입돼 검경 수사권을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연재(윤세아)와 동부지검장이 된 강원철(박성근)도 2년 동안 많이 바뀌었다. 수석비서관 이창준(유재명)을 내조하는 아내로 가끔 등장했던 이연재는 시즌2에서는 한조그룹 새 수장으로 변신해 극의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강원철은 시즌1 서부지검장 당시 황시목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적당주의로 바뀌어 적당히 눈 감을 건 눈 감고 넘어가는 쪽으로 선회했다. 다만 시즌1에서 시작한 한조그룹 일가의 불법 행위를 동부지검까지 가져와 끈질기게 캐고 있고 여전히 위를 향하여 아부를 떨거나 실적을 위해 아래를 쪼아대진 않는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은 3년 전부터 이어졌다. 시즌2 첫 방송 한 달 전부터 시즌1이 넷플릭스 등 각종 OTT서 역주행하기도 했다. 2017년 방송된 시즌1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으면서 제54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7년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톱10에 올랐던 작품이다. 이후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시즌제 요구가 높았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조승우는 “시즌2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다행히 두 시즌의 결 자체가 달라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시즌2가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시청자 덕분”이라고 말했다. 시즌1 안길호 감독 대신 메가폰을 잡은 박현석 감독은 “2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으로 상황이 바뀌어서 인물도 조금은 바뀌었다”며 “미세한 차이로 이전 시즌과 조금 다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