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은 17일 ‘친일 청산’ 광복절 기념사로 논란을 불러온 김원웅 광복회장을 향해 맹공을 이어갔다.
앞서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75주년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민족 반역자(안익태)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회장 말대로라면 대한민국은 태어났으면 안 될 나라”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승만 대통령과 안익태도 친일파면 여당은 지금 당장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며 “일제시대에 군인, 공무원이 됐다는 이유 하나로 단순히 ‘죽일 X’ ‘파묘’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분열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회장이 2018년 ‘김정은 찬양’ 논란을 빚은 단체인 위인맞이환영단 세미나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역사의 해석이 그렇게 단순하면 김정은이 위인인가”라고 비꼬았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회장이 프랑스도 국가를 7번 바꿨다고 주장한 데 대해 “프랑스의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 때 시민군이 불렀다”며 “주장의 근거부터 제시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국민을 둘로 가르면 결국 부역자와 부역하지 않은 자로 나누는 것인데 그 기준이 항상 모호하다”며 “민족의 역사에서 서로 안 좋은 부분을 들춰 진영 논리를 펼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김 회장이 이른바 친일파 파묘법(국립묘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한 데 대해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친일파라고 국가에서 공인할 수 있겠느냐”라며 “박 전 대통령을 (파묘) 못 할 거면 백선엽 장군도 못하는, 굉장히 얽혀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유신에 참여하고 전두환 신군부에 협력했으며 또 문재인 정부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위인이라 칭송한 뒤 광복회장이 된 김 회장”이라며 “그의 발언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 치고 있다. 증오의 굿판을 벌여 다시 이 나라를 정쟁의 제단에 바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의 광복절을 분열의 도가니로 만든 김 회장의 발언은 의도적인 노림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부역의 역사가 들통나자 김 회장은 생계형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벅찬 광복의 역사를 이끌어야 할 자리에 ‘생계형’은 맞지 않는다”며 “‘철새 정치인’의 연명과 핑계는 조선 수난의 시대, 일제에 맞섰던 독립투사를 위해서라도 되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제는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역사의 아픔만 긁어모아 국민분열의 불쏘시개로 삼는 선동가를 이번에도 침묵의 동조로 그냥 넘기실 것인가”라며 “코로나에, 부동산에, 온 국민이 지쳐가는데 또 다시 갈등의 포연 속에 나라를 밀어넣을 셈인가. 역사는 정치의 희생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
▶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