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서 탈락한 올레 구나 솔샤르(4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패인으로 들었다. 올 시즌을 결국 무관으로 마치자 선수들 역시 씁쓸함을 드러냈다.
맨유는 16일(현지시간) 중립구장인 독일 라인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서 스페인 라리가 팀 세비야에 1대 2로 패해 대회에서 탈락했다. 에이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전반 9분 마커스 래시포드가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넣었으나 이후 수소와 루크 데용에게 전후반 각각 골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맨유의 2019-2020 시즌도 이날 패배와 함께 마무리됐다.
솔샤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의 경험이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 선수단은 어리다. 상대보다 3세 정도는 어렸다”면서 “이번 경기는 어떤 면에서 그런 점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꾸준하게 활약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솔샤르 감독은 “수비 복귀가 좋지 않았다. 크로스가 올라오지 않도록 해야 했다. 공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왔을 때도 걷어냈어야 했다”면서 “크로스 2개가 골로 연결됐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경험을 강조한 건 이 지점이다”라고 했다. 특히 순식간에 스로인에서 상대 동점골까지 연결됐던 전반 상황을 지적하며 “(동점 골로 연결된 스로인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막을 수 없다면 경기에 집중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래시포드는 스로인 판정에 항의하다 이후 상대 견제에 실패했다.
맨유는 이날 위력적인 역습으로 전후반 합해 슈팅을 상대보다 11개 많은 20개 쏟아부었다. 이중 유효 슈팅이 7개였지만 대부분 상대 골키퍼 야신 보노에 막혔다. 솔샤르 감독은 “기회를 살린다면 쉽게 이길 수 있는 그런 경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축구에선 언제나 그럴 수는 없다”면서 “전후반 모두 골을 넣을 수 있었던, 넣어야 했던 순간이 찾아왔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맨유 선수들은 심판 판정에 유독 잦은 항의를 했다. 솔샤르 감독은 “선수와 심판 모두 옳지 않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에둘러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우리는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다시 얘기하지만 이렇게 탈락하는 건 실망스럽다. 꽤 오랜 시간 먼 길을 달려왔다. 이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얼마나 선수들이 지쳤는지 보지 않았나. 다리도 지쳐있었고, 정신도 지쳐있었다”고 말했다.
맨유 선수단도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주장 해리 매과이어는 “기회를 골로 연결지었어야 했다. 최고의 팀이 졌다”면서 “우리는 더 나아져야 한다. 패배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은 우리가 올 시즌 잘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음 시즌 다시 3위를 하길 원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선제골을 넣었던 페르난데스도 “우리는 좋은 경기를 했고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축구에선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맨유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이번 시즌 우리는 아무 대회도 우승하지 못했다. 내겐 충분치 않다. 더 많은 걸 해내야 한다”고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