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지키기’ 나선 사랑제일교회 “자가격리 위반아냐”

입력 2020-08-17 11:28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왼쪽 사진)와 그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수백명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가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를 두둔하며 방역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17일 서울 성북구 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광훈 목사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고, 대상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정협 서울시장 직무대행자 및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본부장은 전 목사를 강제 자가격리의 대상으로 판단한 근거와 보관 중인 증거를 밝히라”며 “방역당국이 근거도 없이 마음대로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통보만 하면 자가격리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했는지는 당사자가 자가격리 대상임을 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아 인지하고 있을 때부터 이행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전 목사는 그간 어떤 통보도 받은 사실이 없으며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후 사택으로 귀가하여 쉬던 중 오후 6시쯤 ‘격리통지서’를 전달받아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와 중수본은 전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를 고발했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 목사는 15일 오후 2시 서울시에서 자가격리 명령을 받고 이를 인지했음에도 같은 날 오후 3시10분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혐의를 받는다. 또 서울시에 제출한 교회 출입자 명단에 전 목사의 이름이 누락되는 등 부정확한 명단을 제출한 혐의도 있다.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지난 12일 교인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교인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도들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사랑제일교회는 “그런 사실이 아예 없으며 오히려 당국보다 먼저 나서서 조치를 취했다”고 항변했다.

교회 내 첫 확진자가 확인되자마자 자체적으로 안내문을 부착하고 신도들의 출입을 금지했으며 개인 신도 휴대전화번호로 문자를 5차례 이상 보내 보건소 안내에 협조할 것과 집회도 나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조사대상 명단을 누락하고 은폐 제출해 역학조사를 방해했다는 것에 대해선 “당국은 전체 교인 명단과 8월 7일∼12일 방문자 명단 등 2가지를 공문으로 요청했다”며 “실제 존재하는 방명록 원본 사본 일체와 전자문서로 옮겨 기재한 파일 모두를 제출했다”고 했다.

다만 “출입구에 출입카드를 찍어야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이상 방문자들 중 방명록에 기재되지 못한 경우는 불가피하다”며 “이를 명단을 변조해 고의로 일부를 누락, 은폐했다는 식으로 발표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전날 교회 직원들과 당국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논의한 끝에 이미 제출한 것은 폐기하고 최대한 신속히 현재 교인 중심으로 명단을 재정리해 제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사정을 다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는 서정협 직무대행자와 박능후 본부장을 각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죄로 고소한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