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 감싼 이낙연 “그 정도는 말할 수 있어”

입력 2020-08-17 11:17 수정 2020-08-17 12:43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개별관광 허용 등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시간 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17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논란에 대해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개인의 (친일파 논란)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 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앞서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15일 광복절 75주년 경축식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 “민족 반역자(안익태)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통합당은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 짓”(김기현 의원)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 바로 매국 행위”(장제원 의원)라고 비판하며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같은 내용의 김 회장의 기념사가 대독되자 “우리 국민 대다수와 제주도민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매우 치우친 역사관이 들어가 있는 얘기”라며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태어나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일본 식민지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낙연 의원이 이날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고 언급한 것은 원 지사 등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친일파 파묘법’(국립묘지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원칙적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국민들 다수는 친일파는 (국립묘지에서) 이장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단지 그 대상이 누구냐 하는 것은 약간 들쭉날쭉하다. 대상 선정이나 접근 방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역전된 현상에 대해서는 “부동산 시장 불안정과 그 문제와 관련된 고위 공직자들의 태도가 (국민을) 많이 속상하게 해 드렸을 것”이라며 “주로 지지도가 많이 하락한 연령대나 성별로 보면 서울시장, 부산시장의 잘못이 드린 상처도 컸다”고 했다. 집값 폭등과 청와대발(發) 고위 공직자 다주택 논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등이 당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는 해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