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의 집’에서도 코로나 완치자 혈장 기증 가능

입력 2020-08-17 09:53 수정 2020-08-17 11:19
방송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 채혈이 앞으로는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헌혈의 집’에서도 가능하게 된다. 혈장 확보가 좀더 용이해 지면서 치료제 개발은 물론 향후 실제 환자 적용을 위한 생산과 공급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간 경기도 1곳, 대구 3곳의 의료기관에서만 채혈이 이뤄져 혈장 확보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으며 전국 헌혈의 집에서도 채혈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국민일보 7월 3일자 14면 보도).

17일 대한적십자사와 GC녹십자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수도권과 강원도 등 헌혈의 집 21곳에서 혈장 공여를 약속한 코로나19 완치자의 채혈이 가능해진다. 다음 달 7일부터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헌혈의 집 25곳으로 확대된다.

혈장 치료제는 혈장(혈액의 액체성분)에 있는 중화 항체를 농축해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완치자의 혈액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단 완치자마다 혈액 속 중화항체의 수준이 다를 수 있기에 공여자가 많을수록 개발이 수월해진다.

현재 GC녹십자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2상) 심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에서 혈장 공여를 약속한코로나19 완치자는 1182명이며 이 가운데 채혈까지 끝낸 이들은 872명이다.

헌혈의 집에서의 혈장 채혈 절차는 간소화된다. 의료기관에선 모두 두 차례에 걸쳐 검사와 채혈이 이뤄졌다. 지정 의료기관(고려대 안산병원, 대구 계명대동산병원, 경북대병원, 파티마병원)을 1차로 방문해 감염병(에이즈, 매독 등) 및 중화항체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1차 검사 통과자에 한 해 1주일 뒤 재차 방문을 통해 혈장을 뽑게 된다.

하지만 헌혈의 집에선 한 차례 채혈을 통해 감염병 검사와 혈장 확보까지 이뤄진다. 채혈자들의 혈장을 모아 한꺼번에 의료기관에 보내 중화항체 여부를 확인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그간 혈장 채혈을 1, 2차로 나눠 진행한 것은 임상시험을 위한 것이고 앞으로 헌혈의 집에서 채혈한 혈장은 임상시험 이후 본격적인 치료제 생산용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