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나오면 누가 흑인에 동등한 접근권 줄까”
부통령 지명 이후 48시간 만에 594억원 몰려
여론조사도 호평…‘해리스 지지’ 54%, ‘반대’ 29%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선거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여론조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흑인·인도계 혼혈인 해리스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흑인 전문 웹사이트인 ‘더 그리오’와 인터뷰를 가지며 흑인 표심 파고들기에 주력했다.
해리스 의원은 “여러분은 표를 줄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여러분은 백신이 만들어졌을 때 누가 흑인사회가 동등한 접근권을 갖는 데 관심을 가질지 살펴본다면 이번 대선에 너무 많은 것들이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어 “여러분들이 투표하지 않으면, 이런 것은 대화의 주제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들이 바이든과 해리스를 위해 투표를 해야 자신이 흑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바이든 진영은 흑인 여성 사상 첫 부통령 후보이며, 흑인 여성 사상 두 번째 상원의원인 해리스가 흑인 표심을 끌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바이든 캠프는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직후 48시간 동안 5000만 달러(594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의원을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던 지난 11일 바이든 캠프는 온라인 모금에서 하루 모금 최고 기록을 깼으며, 그 다음날이었던 12일 부통령 지명 이후 해리스가 처음으로 대중 연설했을 때도 온라인 모금 기록을 갱신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캠프는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두 번이나 온라인 모금 기록을 깼다는 것이다.
바이든 진영은 해리스 영입을 통해 올해 대선 선거운동에 쏟아 부을 실탄을 마련한 셈이 됐다. NYT는 바이든 진영이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 등 최대 격전지는 아니지만 큰 주들에도 선거자금을 투하할 여력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48시간 동안 5000만 달러 모금은 기록적인 액수다. 바이든이 지난해 한 해 동안 걷은 돈은 6080만 달러(722억원)였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팀 케인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고,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열렸던 2016년 7월 한 달 동안 8900만 달러(1057억원)를 모금했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해리스에 대한 여론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는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이 해리스를 선택한 것에 대해 미국민의 54%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보도했다.
‘해리스 지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29%로 조사됐다. 해리스에 대한 찬성 비율이 반대보다 25% 포인트나 높게 나온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86%는 해리스 지명을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25%도 해리스 선택에 찬성 의사를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 해리스 지명에 대한 반대 응답은 55%로 조사됐다.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1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7%가 ‘바이든이 해리스를 선택한 것은 훌륭하거나 좋은 선택’이라고 대답했다. 민주당 지지층 83%와 흑인 68%가 해리스가 좋은 선택이라고 응답했다.
‘해리스를 선택한 것은 좋지 않거나 나쁜 선택’이라고 답한 비율은 29%로 조사됐다.
해리스 개인을 놓고 보면, 37%가 ‘호의적(favorable)’이라고 답했으며 32%는 ‘호의적이지 않다(unfavorable)’고 응답했다.
그러나 해리스의 맞수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비교하면, 해리스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펜스 부통령에 대해선 ‘호의적’이라는 응답은 33%였으나 ‘호의적이지 않다’는 대답은 47%에 달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