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울랄라~’라는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던 프랑스 출신 외국인 방송인 이다도시가 방송을 통해 이혼 후 10년 동안 자녀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방송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이다도시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오후 방송된 SBS스페셜 ‘아빠를 고발합니다’ 편은 이혼 뒤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부모와 가족의 어려움을 조명했다.
방송에선 10년 전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프랑스 출신 방송인 이다도시가 출연했다. 그녀는 얼마 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비양육 부모의 신상을 밝히는 ‘배드파더스’에 전남편의 얼굴을 공개했다. 이다도시는 10년간 전남편으로부터 두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다도시는 “양육비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좀 기다렸다. 이혼 후 정신도 없고 혼란스러워서 상대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양육비를 지급한 적이 없고 아이들에게 한 번도 연락한 바 없다”고 했다.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양육비 이행관리원이 2015년에 설립되자마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동안 지급받지 못한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통해 각종 양육비 소송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편이 외국에 있다는 이유,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는 주장 때문에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고심 끝에 그녀는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전남편을 공개했다. 배드파더스에는 신상 공개 전 해당 인물에게 사전 통보를 진행한다. 사실이 아닐 경우 제보자와 원만하게 해결하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신상이 공개된다는 내용이다. 이다도시의 전남편은 당시 “개인 간 문제인데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신상을 공개하느냐”고 따질 뿐 해결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신상 공개 후 연락이 끊겼던 이다도시의 전남편을 SBS스페셜 제작진이 추적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한국 관련 업체 두 곳을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이 이다도시 전남편에게 전화해 입장을 물었지만, 그는 “이야기할 게 없다. 개인적인 입장이고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스무살 갓 넘어 공부하러 온 한국에서 아이들과 덩그러니 남은 이다도시는 이혼 후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혼녀에 외국인이어서 처음엔 힘들었다”고 한 이다도시니는 “아무래도 활발하고 행복한 이미지를 가진 내가 어려워지니까 확실히 방송 섭외도 줄고 사람들이 날 보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다도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겨내고 서울의 한 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임용됐다. 이다도시는 왜 프랑스에 돌아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떠나나. 이혼일 뿐인데 내가 갖고 있던 꿈을 접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남편의 얼굴을 공개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 이다도시는 “아이들과 상의했는데 첫째 아이는 왜 아직도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했다. 첫째는 아빠를 완전히 지웠다. 그래서 기대조차 없다. 그러나 둘째는 달랐다. 아직 어린 마음속 분노가 많다”고 했다.
아울러 이다도시는 “배드파더스에 공개까지 해야 한다는 게 미안하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며 “양육비는 나한테 내야 할 돈이 아니고 우리 애들한테 있는 영원한 빚이다. 나도 대한민국 엄마다. 우리 애들을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