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 논란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평소와 다름없이 출연해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 기안84가 논란이 있기 전과 다름없이 출연했다.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안84를 단독으로 비추거나 반응을 활용했다.
방송 직후 ‘나 혼자 산다’ 시청자 게시판엔 “기안84 하차를 요구한다” “왜 아직도 나오냐” “MBC도 책임이 있다” 등의 항의가 쇄도했다. 일각에선 “기안84는 잘못이 없다” “응원한다”는 옹호 의견도 있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기안84 웹툰 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청원은 10만명을 넘겼다.
기안84의 여성 혐오 논란은 지난 11일 공개된 ‘복학왕-광어인간 2화’로 비롯됐다. 웹툰엔 스펙이 부족한 여성 인턴이 나이 많은 남자 상사와 성관계를 한 뒤 정직원이 된 듯한 내용을 담았다. 여성 인턴은 자신의 배 위에 올려진 조개를 깨부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남자 직원은 “회식 날 술 취해 키스했다”며 떠벌렸고 직원들의 “잤냐?”는 질문에 긍정하는 듯한 대답을 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기안84는 13일 웹툰 마지막 부분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해당 장면을 수정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복학왕’에서 2학기가 시작되자 여학생들이 대부분 임신을 하거나 출산 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거나 남자 캐릭터가 여성을 집어 입에 넣으며 “누나는 늙어서 맛없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청각장애인 여성을 희화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 연재를 시작한 ‘회춘’도 나 혼자 산자의 전현무와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유흥업소 손님과 종사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나 혼자 산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