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박론’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 별세

입력 2020-08-15 14:13
류길재 전 통일부장관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통일부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가 15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1세.

북한 전문가인 류 전 장관은 2013~2015년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통일부(제 37대) 장관으로 활동했다. ‘북한 붕괴론’에 기울어 있던 박근혜정부 내에서 북한과의 대화·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해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통일대박론’를 총괄하기도 했다.

고인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실현을 위해 힘썼지만, 북한이 대화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재임 기간 중 남북관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비공식 대북 접촉의 필요성을 꾸준히 건의했지만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임 전후 시점 주변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취지의 무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2015년 3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북한대학원대 교수로 학계에 복귀했다.

고인은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시국 참회’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이로서 ‘최순실 사태’에 사죄한 것을 그가 처음이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7시, 장지는 성남 영생원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