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패망 75주년 앞두고 군함도 붕괴 위기… “복구 불가”

입력 2020-08-14 17:42 수정 2020-08-14 17:44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군함도’
일제 패망 75주년 맞아 주요 건물 붕괴 위기
보수 불가능할듯… 日 “세계유산 가치는 변함 없어”

일본 나가사키시에 있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군함도 전경. 뉴시스

일제강점기 시절 건설된 조선인 강제노역 시설 군함도의 주요 건물이 올해 내린 폭우로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제국 패망 75주년인 8월 15일을 하루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14일 요미우리신문은 군함도에서 일본 최초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30호동’ 아파트가 폭우를 이기지 못하고 크게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광부들이 주택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신문이 공개한 건물의 항공사진을 보면 30호동 아파트의 4~7층 남쪽 벽과 6~7층 서쪽 벽에서 중앙 외벽과 기둥이 붕괴된 모습이 보인다.

북쪽 벽과 동쪽 벽에서도 균열이 발생해 녹슨 철근이 노출됐다. 신문은 이로 인해 1916년 지어진 역사적인 건물이 파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나가사키시는 “남쪽 벽은 3월 27일, 서쪽은 6월 11~12일 폭우가 발생했을 때 무너졌다”면서 “콘크리트가 수분을 흡수해 무거워지며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서부터 붕괴가 진행된 상황의 특성상 보수 작업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현재로서는 30호동이 붕괴해도 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74년 섬 폐쇄로 무인도가 된 군함도는 대부분의 건물이 내구연한인 50~60년을 넘겼다. 건물 보수작업 없이 오랜 기간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건물도 차례로 붕괴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군함도 등 유산을 담당하는 내각관방 측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군함도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