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어느 때보다도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분기 보고서에 이어 반기 보고서에서도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쌍용차의 주식 거래는 이날 오후부터 정지됐다.
쌍용차는 14일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삼정회계법인은 반기보고서에서 “상반기 2157억원의 영업손실과 202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4480억원 초과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삼정회계법인은 지난 1분기 보고서에서도 감사의견을 거절했었다.
쌍용차는 이날 오후 3시19분부터 오는 19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거래는 19일 오전 9시부터 재개된다. 이로써 쌍용차는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쌍용차 측은 “감사인의 지적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향후 감사 시 해당사항의 해소 및 적정의견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최근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에 빠진 상태다. 여기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의 새 투자자가 나오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새 투자자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쌍용차는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관사로 설정해 새 투자자를 모색하는 동시에 자력회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 업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진 뚜렷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 쌍용차는 하반기 G4 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티볼리 에어 재출시 등 신차를 선보이고 국내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에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준중형 SUV를 선보일 방침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적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