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재산을 나눠주는 재주(財主)의 80%가 여성이라는 것을 포함해 재산상속에서 여성의 역할이 컸음을 알려주는 강좌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1일 오후 2시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재산상속과 여성-황씨 할머니 이야기’라는 제목의 고문헌강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강좌는 이야기로 풀어가는 고문헌강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의 안승준 수석연구원은 35년간 다양한 지역의 문중, 종가, 사찰 등에 소장된 고문서를 찾아 그 의미를 전달해왔다. 이번 강의에선 조선시대 재산 상속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안 연구원은 조선시대는 전 시기에 걸쳐 철저한 남녀의 균분상속, 금별(衿別·몫별) 상속이 원칙이었고 분재기(分財記·재산을 분할하며 작성한 기록) 서문에는 여성의 삶을 요약한 내용도 담겨 있다는 것 등을 강의할 계획이다.
강의 사례인 500년 전 안동의 황씨 할머니는 여러 종류의 아들, 딸, 계후자(繼後子·가계 계승을 목적으로 양자를 들이는 것) 시양자(侍養子·대를 잇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시중을 들게 할 목적으로 아이를 데려다 기른 것), 수양녀(收養女·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제 자식처럼 기른 딸)를 두었다. 이들에게 “내가 외로울 때, 아플 때 자주 찾아오는 것”의 기준을 제시해 재산을 나누는 양을 정했다고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본 강좌에서는 조선 가정의 실질적 주재자였던 여성의 분재와 그 사례들을 고문서, 분재기를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강의는 선착순 사전신청자 50명에 한해 참가할 수 있다. 방역수칙에 따라 발열체크, 손 소독, 마스크 착용 후 강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 강연 신청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