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해 심신이 미약” 요양원 환자 죽인 60대의 항변

입력 2020-08-14 14:19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한 명을 죽이고 다른 한 명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살인 등)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60대가 항소심에서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것이다.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김성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A씨(62)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정신감정 촉탁을 신청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과거에 살인미수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술을 마시고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줬다”며 정신감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정신감정 결과가 도착하면 다시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A씨는 지난 3월 27일 오전 2시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요양병원 병실 침대에서 잠든 B씨(45)를 흉기로 살해하고, C씨(66)의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C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B씨를 살해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드러나지 않아 수사기관은 ‘무동기 범행’으로 추정했다. 당시 B씨는 마비 증세를 겪고 신체 일부를 쓰지 못하는 데다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중환자였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