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이은 폭우로 지역교회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구제부는 교단 산하 교회를 대상으로 피해 사례 확보에 나섰다. 구제부에는 경기도 인천 충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전북 진안 산주교회(이재철 목사)는 교육관으로 쓰는 구관 예배당이 침수되면서 극심한 피해를 봤다. 당시 교회에 있던 이재철 목사는 “물이 차기 시작할 때쯤 들어와서 교회 용품들을 빼내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물이 무릎 높이 이상으로 차오르면서 손쓸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강대상과 책상, 교육 자재 등이 둥둥 떠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부교역자 없이 시골에서 혼자 목회하는 교회여서 성도들이 와서 함께 청소를 해주고는 있다. 일단 물건들을 모두 끄집어냈지만, 가전제품 등은 다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충남 아산 사랑스러운교회(이창주 목사)의 경우 지난 3일 충남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예배당과 사무실 교육관 등 교회 공간은 물론 교회 앞마당과 주변 도로까지 모두 침수됐다. 다행히 예배당은 성도들과 함께 토사를 걷어내고 청소해서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었지만, 교육관과 사무실은 난방 설비가 모두 망가져 모두 걷어낸 상태다.
이창주 목사는 “교육관에서 9일부터 4주간 주일마다 성경학교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잠정 연기한 상황”이라며 “설비 공사를 다시 하고 곰팡이 핀 가구들을 새로 구매해야 해서 재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침수는 물론 지붕과 벽면 누수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누수를 직접 수리하다 다치는 일도 있었다. 인천의 한 미자립교회 목사는 교회의 양철 지붕에 올라가 누수를 수리하는 실리콘 작업을 하다 미끄러져서 얼굴에 12바늘과 다리 4바늘 등을 꿰매야 했다. A 목사는 “비 때문에 교회 수리도 필요한데 치료 비용까지 감당해야 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총회 구제부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피해 사례가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해서 조사하고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제부장 나기철 목사는 “총회 임·직원들이 지역을 나눠 계속 피해 사례를 수집하고 틈틈이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후원금을 모금해 지원하는 등 교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구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